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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e뉴스 3호) 1. 누구의 예루살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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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2-20 조회수 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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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예루살렘인가?


                                                                                                                              글: 정주진 박사


트럼프의 선언, 이스라엘만 환영

2017년 12월 6일(미국 동부시간)은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 이 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했다. 물론 트럼프의 선언이 예루살렘의 공식적 지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점령 이후 줄곧 국제사회의 인정을 기다려온 이스라엘에게 미국 대통령의 선언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향후 국제사회에서 선전과 협상 도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스라엘만 트럼프의 선언을 환영하고, 전 세계가 비난하는 현실은 선언의 이유를 미궁 속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팔레스타인은 물론 아랍권과 이슬람권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있고, 극우 이슬람 무장 세력이나 동조자들이 팔레스타인 핍박을 테러의 핑계로 삼을 가능성도 생기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할 점은 점령된 도시지만 예루살렘을 향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로 삼기를 원하는 팔레스타인의 저항과 분노다. 그렇다면 왜 팔레스타인은 분노하며 저항하고 이스라엘은 환영하는 것일까? 그리고 예루살렘은 누구의 도시일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 갈등의 중심이 되는 곳은 전체 예루살렘이 아니라 성지인 올드 시티(Old City)가 포함된 동예루살렘이다.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에 속해 있고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땅으로 이스라엘의 점령 하에 있다. 동예루살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올드 시티(Old City) 안에는 성전산(Temple Mount), 통곡의 벽(Western Wall),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 알 아크사 모스크(al-Aqsa Mosque) 등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3개 종교의 성지가 있다. 올드 시티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성벽은 오토만 제국의 술레이만 1세가 1530년대에 건설했다. 올드 시티는 무슬림 지구(Quarter), 기독교 지구, 아르메니아 지구, 유대 지구의 4개 지구로 구성돼 있다. 이런 사실은 예루살렘이 여러 종교의 성지이자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곳임을 말해준다. 올드 시티는 19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지구로 지정됐다. 현재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전체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전 세계 순례자들의 방문지인 올드 시티로 통하는 문들은 모두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키고 있고 간혹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무력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전쟁으로 뻣은 예루살렘

현재의 예루살렘은 성경에 나와 있는 유대인의 도시, 그리고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 예루살렘이 아니다. 그 이유는 모두가 알듯이 고대 이스라엘 국가는 사라졌고 유대민족이 예루살렘을 계속 지배했던 것도 거기서 살았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역사적으로 52번의 침략을 받았고, 44번의 점령과 재점령이 이뤄졌으며, 23번의 포위와 두 번의 파괴를 겪었다고 한다. 올드 시티 안에 여러 종교의 성지와 다양한 민족의 거주지가 있는 것이 이런 파란만장한 역사를 대변해준다. 19세기 말까지 현재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사는 유대인은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했고, 물론 당시엔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도 없었다.

19세기 말 동유럽의 시온주의자들은 유대국가의 수립을 주장했고 이를 위해 계획적으로 팔레스타인 땅을 사들여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고 공격적으로 확대시켰다. 이로 인해 동유럽 유대인들의 대규모 이주가 이루어졌다. 1947년 유엔은 이런 정착촌을 인정해 유대인과 아랍인의 국가로 나누는 분리 계획(Partition Plan)을 수립했다. 이때 유대인 인구는 55%로 급증한 상태였다고 한다.

1947년의 유엔 분리 계획은 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지도 안에 포함시켰지만 국제 관할 지역으로 지정해 국제 통치 하에 두는 특별 지위를 부여했다. 예루살렘이 기독교, 이슬람, 유대교 3개 종교 모두에게 중요한 곳임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당시 예루살렘에는 10만 명 정도의 유대인이 살고 있었고,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을 합친 지역에 역시 10만 명 정도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1948년 이스라엘은 아랍국가들과의 전쟁에서 이겨 예루살렘의 서쪽 반을 차지했다. 이스라엘은 이곳을 이스라엘 영토의 일부로 선언했다. 이로서 이스라엘은 과거 팔레스타인 영토의 78%를 차지했고, 나머지 22%인 가자(Gaza)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West Bank)은 각각 이집트와 요르단이 통치하게 됐다. 이때 예루살렘은 서쪽과 동쪽으로 나눠졌고 성지가 있는 동쪽은 요르단이 통치했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이곳을 특별 지위를 가진 곳으로 여겼다.

1967년 6일 전쟁(또는 3차 이스라엘-아랍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요르단의 통치 하에 있던 예루살렘의 동쪽 반을 점령했다. 그 후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어기면서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영토에 통합시키고 이스라엘의 법적 통치 하에 두었다. 1980년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완전하고 하나된 이스라엘의 수도"로 명시한 예루살렘 법(Jerusalem Law)을 통과시킴으로서 동예루살렘 통합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는 결의안 478호를 통과시켜 국제법에 따라 "무효" 선언을 했다.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통합은 점령 국가가 점령지에 대한 통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국제사회는 공식적으로 동예루살렘을 점령지, 즉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영토로 인정하고 있다.


빼앗긴 도시의 팔레스타인 사람들

이스라엘은 1967년 동예루살렘 점령 직후부터 식민화작업을 시작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올드 시티 내 유대인 지구를 확장하기 위해 무슬림 지구를 없애는 것이었다. 또한 이스라엘은 전쟁 직후 7천 핵타르에 달하는 서안(West Bank)의 땅을 국제법을 어기면서 예루살렘에 통합시켰다. 팔레스타인 거주자들에게는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를 닮은 정책으로 조직적 차별을 가해오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동예루살렘에는 약 42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들에게 "영구 거주자" 자격을 부여하고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외국인 거주자로 취급하고 있다. 이들은 임시 요르단 여권을 소지하고 있지만 요르단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들은 이스라엘, 요르단, 팔레스타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국가 없는 사람들로 살고 있다. 서안을 포함해 예루살렘 밖에서 일정 기간 거주할 경우에는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거주권을 잃을 수 있다. 1967년 이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 1만 4천 명의 거주권을 박탈했다.

동예루살렘을 통합시킨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여러가지 수단을 써서 유대인 이주자를 늘리고 팔레스타인 주민을 줄였다. 이것은 유대인 다수로 인구 구성을 바꿔 향후 누구도 동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행사에 이의를 제기하기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땅을 몰수하고 12개의 유대인 지구를 만들었다. 이것은 국제법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된 서안지구의 정착촌들과 다르지 않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나머지 지구에 모여 살아야하고 신규 건축허가를 받을 수가 없다. 반면 이스라엘은 유대인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내쫓고 팔레스타인 거주지 중심에 진입하는 것까지 허락하고 있다.

동예루살렘 통합 이후에도 서안의 팔레스타인인들은 동예루살렘에서 일하고 장을 보고 공부를 했다. 그러나 1990년 초부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검문소를 설치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특별 허가 없이 통합된 동예루살렘 지역에 출입할 수 없다. 동예루살렘은 다른 서안 지역과 단절돼 지역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

이스라엘의 가혹한 차별정책과 억압 때문에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동예루살렘을 떠났다. 그렇게 떠난 사람들은 거주권을 박탈당해 다시는 돌아올 수 없게 된다. 여전히 동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외국인처럼 취급받기는 마찬가지다. 특별히 이스라엘은 분리장벽을 세워 8개의 팔레스타인 거주지를 예루살렘과 완전히 분리시켜 놓았다. 이곳에 사는 1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에 세금을 내지만 완전히 차별당하고 쓰레기 수거, 도로 건설, 교육 등 기본 서비스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학교 교실은 턱없이 부족하고 현재의 상.하수도 시설은 인구수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검문소 때문에 이동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소비하고 도로 체증 때문에 매일 고통당하고 있다. 반면 약 20만명의 유대인 이주자들은 군대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동예루살렘 안의 정착촌에 살고 있다. 정착촌은 팔레스타인 거주지에 흩어져 있고 이스라엘은 유대인들의 안전을 빌미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동 자유를 제한하고 사생활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누구의 예루살렘인가? 이 질문에는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이 과거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였기 때문에 새로운 이스라엘 국가의 수도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은 그곳에서 계속 살아온 팔레스타인인들의 도시고 당연히 향후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법은 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땅인 서안에 속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여러 종교의 성지가 있고 갈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특수 지위를 가진 도시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의 운명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향후 협상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갈등을 중단하고 향후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다양한 주장과 입장을 통해 한 가지는 분명히 알 수 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가 아니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이 허락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진실은 이스라엘은 전쟁으로 예루살렘을 빼앗았고 그곳을 유대인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차별과 억압 정책으로 태어날 때부터 그곳에 살아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내쫓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위의 글을 위해 아래 자료들을 참고했으며 주소를 클릭하면 영문의 관련 내용과 지도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알자지라 뉴스
. Why Jerusalem is not the capital of Israel. 20171210일 기사.

알자지라 뉴스
. Who owns Jerusalem? 20141030일 기사.

B'Tselem-The Israeli Information Center for Human Rights in the Occupied Territories. 17,898 Days: Almost Fifty Years of Occupation. 2016
6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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